한덕수 출마설에 정치권 '들썩'..국힘 일각 "한덕수 역할론 인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정치권 안팎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여운을 남긴 점과 연일 이어지는 대선 주자급 행보가 이런 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한 대선 관리'가 핵심 책무인 권한대행의 출마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과 함께, 실제 출마하더라도 완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된다.

 

22일 오전,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오는 24일 열리는 한-미 간 ‘2+2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상호이익이 되는 해결책 마련에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외신과의 인터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외교와 국정 중심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선은 다른 곳에 쏠려 있다. 정치권 내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인 오는 5월 4일 전에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하다. 국무총리실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부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비공식 사모 대응팀이 가동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다. '한덕수 차출론'을 처음 제기했던 박수영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90%”라며 “출마하려는 의지가 있기에 ‘낫 옛’, ‘노 코멘트’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한 권한대행이 지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는 명목으로 영남과 호남 지역을 방문하고, 부활절을 맞아 대형교회를 찾는 등 전형적인 선거 준비 행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의 '21대 대통령 국민추대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공동위원장 박성섭 씨는 “한 총리와 경기고 동기이며 같은 반 출신”이라며 “대선 출마는 이미 본인도 알고 있고,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일종 의원은 국회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시대를 마무리할 적임자가 있다면 회피해서는 안 되며,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한 권한대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마설이 확산되는 것과 동시에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 권한대행은 국정과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무를 망각하고 대선에 나서려 한다”며 “즉각 탄핵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대선 완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고, 중도층 지지도 확보했으나 결국 국내 정치 경험 부족 등으로 20일 만에 출마를 접었다”며 “한 권한대행은 반 전 총장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이어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공범 혐의가 걸려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다”며 “무소속 출마시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의 단일화도 쉽지 않고, 검증과정에서 비상계엄 사태 책임론 등 여러 의혹이 재조명되며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는 현재까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를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과 발언, 외부 단체의 추대 행보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공직자의 출마 적절성 논란과 정치적 타당성, 완주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