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가격 올라도… 커피 가격은 못 올린다

가뭄과 폭염으로 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커피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경쟁이 치열해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특히 저가 커피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 소폭 인상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내년에도 원두값 상승이 예상돼 커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들어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52.26% 급등하며 t당 4583달러를 기록했다. 아라비카 원두도 52.0% 올라 t당 5338달러에 이르렀다. 특히 로부스타 원두의 가격 급등은 이례적으로, 주요 생산국들이 이상기후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원두값 상승은 국내 커피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원가 부담이 커지자 롯데네슬레는 일부 인스턴트 커피 제품의 가격을 7% 인상했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도 메뉴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커피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매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음료점은 약 10만 곳에 이르러 대체 브랜드가 많아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최대한 원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원두 가격이 2025년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커피값 인상이 끝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